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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직장을 그만둘까 말까?

직장을 그만둘까 말까?

 

결정이 아니라, 기준이 문제다.”

이 회사에 더 있어야 할까, 아니면 그만둘까?’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몇 번은 떠올렸을 고민이다.
그러나 이 결정은 단순한 감정으로 내리기엔 너무 큰 파장을 남긴다.
이 글에서는 퇴사라는 현실적 선택을 철학적으로 검토해 본다.
칸트의 도덕법칙,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 스토아학파의 감정 통제, 사르트르의 책임 윤리를 바탕으로, 자기 기준으로 퇴사 여부를 명확히 판단할 수 있는 사고 틀을 제공한다.

 

 

1. 퇴사라는 선택, 왜 이렇게 어렵게 느껴질까?

퇴사는 단순한 이직이나 환경 변화가 아니다.
그건 곧 내가 어떤 인간으로 살고 싶은가에 대한 선언이기도 하다.

우리는 퇴사를 앞두고 다음과 같은 심리를 겪는다:

  • 후회할까 봐 두렵다
  • 주변 시선을 의식한다
  • 경제적 불안이 있다
  • 자신감이 없다
  • 새로운 기준이 없다

이 모든 감정들은 결국 기준이 모호할 때 더 커진다.

 

 

2. 칸트의 시선: ‘이유 있는 퇴사인가, ‘감정적 회피인가?

칸트의 정언명령은 너의 선택이 모두에게 적용되어도 괜찮은가?”라고 묻는다.

이 기준으로 보면, 퇴사의 이유가 아래와 같다면 보편적 법칙이 되기 어렵다.

  • 단순한 짜증
  • 감정적 피로
  • 일시적 권태감

하지만 다음과 같은 이유는 도덕적 선택으로 정당화될 수 있다.

  • 반복되는 구조적 불공정
  • 나의 가치를 훼손하는 조직 문화
  • 장기적 삶의 방향성과의 불일치

칸트는 감정이 아닌 원칙에 따라 퇴사하라”라고 말한다.

 

 

3. 아리스토텔레스의 기준: 이 선택은 나의 탁월함으로 이어지는가?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삶은 탁월함(arete)’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봤다.
그에게 좋은 선택이란 곧 인간의 본성에 맞는 목적에 도달하게 하는 행위.

 

퇴사를 이 관점에서 보면,

  • 이 직장은 나의 성장과 무관하다
  • 나는 더 높은 수준의 성취를 원하지만 이 환경은 그것을 가로막는다
  • 지금의 선택이 내 가능성을 갉아먹는다

그렇다면 퇴사는 회피가 아닌, 탁월함을 향한 실천일 수 있다.

 

이 선택이 나의 장기적 목적에 기여하는가?”
이 질문에 ‘아니오’라면, 아리스토텔레스는 퇴사를 권할 것이다.

 

 

4. 스토아학파: 감정에 끌리는가, 이성으로 판단하는가?

스토아학파는 감정은 판단의 결과라고 본다. , 우리가 퇴사를 고민할 때 드는 감정들(짜증, 불안, 회의감 등)은 객관적인 사실이 아니라, 그에 대한 내 해석에서 비롯된 것이다.

 

문제는 사건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당신의 생각이다.” – 에픽테토스

이 말은 곧 퇴사 자체가 문제인 게 아니라, 그 선택을 둘러싼 나의 감정이 문제일 수 있다는 뜻이다.

 

스토아철학자는 먼저 묻는다:

지금 이 퇴사는 감정인가, 판단인가?”

감정이라면 기다리고, 판단이라면 준비하라고 말한다.

 

 

5. 사르트르: 너는 이 선택에 책임질 수 있는가?

사르트르는 실존주의 윤리를 통해 인간은 선택하는 존재이며, 그 선택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 선택은 곧 나 자신이다.” 퇴사라는 결정도 마찬가지다.

그 선택은 결과가 좋든 나쁘든 내가 한 결정으로 기꺼이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관점은 타인의 평가나 사회적 기준이 아닌, ‘내가 납득할 수 있는 이유가 있는가를 본다.

 

퇴사 후 힘든 시간을 겪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선택이 나답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건 철학적으로 타당한 결정이다.

 

 

6. 실전: 철학적 퇴사 선택 기준 워크북

아래 표는 당신이 지금 퇴사를 고민 중이라면
감정이 아닌 철학적 기준으로 선택을 검토할 수 있게 돕는 워크북이다.

질문 나의 답변
이 이유가 모두에게도 정당한가?  
이 선택이 나를 성장시키는가?  
감정인가, 판단인가?  
책임질 수 있는가?  

 

위 질문에 대답한 후에도 선택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그건 당신의 철학이 선택을 지지하고 있다는 증거.

 

 

7. 퇴사 후에 마주할 선택들을 위한 철학적 질문

퇴사는 끝이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고민들이 줄줄이 시작된다.

그때 필요한 건 완벽한 계획이 아니라, 철학적 자립성이다.

 

철학적 자립을 위한 질문 리스트

  1. 이 선택이 실패하더라도, 나는 여전히 이 선택을 내 편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가?
  2. 이 결정을 설명할 때, 나는 내 언어로 말할 수 있는가?
  3. 지금의 결정보다 더 중요한 나의 가치는 무엇인가?
  4. 이 선택을 통해 나는 어떤 인간이 되고자 하는가?

이 질문은 혼란 속에서도 자신을 중심에 둘 수 있는 사고 훈련이다.

 

 

퇴사는 인생의 탈출이 아니라, 방향의 재설정이다

퇴사를 고민하는 당신은 이미 철학적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 사람이다.

칸트는 감정이 아닌 원칙을 기준으로,
아리스토텔레스는 목적 있는 성장의 흐름에서,
스토아학파는 감정과 판단을 구분하는 지혜로,
사르트르는 결정에 대한 책임을 삶의 조건으로 제시한다.

 

이제 마지막 질문은 당신 스스로에게 던져야 한다.

 

이 선택은 나의 삶을 재정비하는 출발점인가, 회피의 도피처인가?”

 

그 답이 분명하다면, 당신은 철학적으로 퇴사할 준비가 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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